드디어 캐스팅보터가 10회차를 맞이했습니다. 지난 3개월 동안 캐스팅보터는 여론조사의 이해를 돕기위해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쏟아지는 여론조사로 인해서 많은 분들이 혼란을 겪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캐스팅보터의 역할도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주는 지난 1년 동안 민주당 지지율 하락의 주요 계층을 알아보고, 내년도 미국 대통령 선거의 현재를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어느덧 차디찬 겨울이 지나고 경칩을 맞이했습니다. 캐스팅보터 구독자 모두 올해는 따뜻한 봄을 맞이하길 바랍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하락을 두고 많은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검찰 수사 논란, 친명과 비명의 갈등과 같은 부정적 요인이 민주당 지지율을 하락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재명 대표의 검찰 수사 논란이 정말로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일까요?
곧 죽어도 뭉치는 국민의힘, 사분오열 민주당
갤럽은 월마다 통합 정당 지지율을 세부 지표와 함께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1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이념성향에 따른 지지율을 살펴보면 각 정당의 현재 상황을 좀 더 심층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보수 진영에서는 국민의힘을, 진보 진영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양당제 국가에서는 각 정당이 표방하는 이념성향 지지층의 결집을 얼마나 이뤄낼 수 있는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정당에 대한 지지층의 결집력이 높을수록 투표장에 나올 확률이 더 높기 때문입니다.
2022년 2월부터 4월까지를 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각 이념 지지층에서 70% 내외의 강력한 결집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대선 패배 직후인 4월 한 달 동안은 국민의힘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아마도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검찰 수사권 조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앞둔 5월부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층 결집도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의힘은 5월부터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6월까지 70% 중후반대의 지지율을 이끌어 냈습니다. 반면 민주당의 경우 5월에는 전월 대비 6%p 하락한 66%의 지지율을 기록하더니 6월에는 또 다시 5%p 하락한 61%를 기록했습니다.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공천, 이재명 당시 전 대선 후보의 국회의원 공천과 더불어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의 돌출행동이 진보진영 지지층을 와해시켰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초 컨벤션 효과와 함께 상대 정당의 자멸을 통해 지지층을 강력하게 결집시켜 나갔습니다.
이후에도 국민의힘은 이준석 당대표와 윤핵관의 갈등이 극심했던 8월과 이태원 참사 발생 직후인 11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70% 초반의 강력한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당내 많은 논란과 윤석열 대통령의 실책에도 불구하고 보수성향 지지층이 국민의힘 지도부에 힘을 실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진보보다는 보수 우위 국가이기 때문에 보수층 결집만으로도 국민의힘은 상당한 파괴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상황이 다릅니다. 6월 지선 패배 이후 우상호 비대위 체제에서 잠시나마 진보성향 지지층의 결집이 이루어졌지만, 이재명 대표 취임 이후 줄곧 60% 초중반의 지지율을 웃돌았습니다.
그럼에도 중도층의 선택은 더불어민주당
진보성향 지지층의 결집력이 다소 약화된 더불어민주당에게도 희망은 있습니다. 양당 체제의 캐스팅보터인 중도층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국민의힘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입니다.
중도층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보다 지지율이 높았던 기간은 문재인 정부 임기 말에서 현재까지를 보았을 때 지난해 5월과 6월 두 차례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기간 모두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중도성향 지지층에서 더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던 2023년 1월 이후에도 중도층은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했습니다. 이는 중도층이 더불어민주당을 완벽하게 신뢰하지는 않지만, 당내 분란을 일으키고 상대 정당을 탄압하는 집권 여당에 대해서는 더 큰 불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에 비해 낮은 지지층 결집력과 동시에 상대적으로 높은 중도층 지지율을 보이는 더불어민주당의 현재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완벽한 분석은 불가능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현 상황에 많은 진보성향 유권자들이 실망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똑같이 당내 갈등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은 지지층을 결집시킨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추락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상승을 위해서는 점점 와해되어 가는 지지층을 어떻게 결집시킬 수 있는지가 중요한 포인트일 것입니다.
내년에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있습니다. 한반도의 운명 또한 모든 국제관계와 더불어 내년 미국 선거 결과에 따라 새롭게 결정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 대통령 바이든은 어떤 전략을 세워 내년 선거를 준비하고 있을까요?
국정수행 평가? 그거 믿을 것 못 되잖아
입소스 조사에 의하면 바이든의 2023년 2월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41%, 부정 평가는 52%로 나타났습니다. 임기 초 지금의 2배에 가까운 긍정 평가율을 기록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상황에 직면한 것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가장 곤혹을 치른 시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난해 2월입니다. 긍·부정 평가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이루고 있던 상황에서 오차범위 밖 부정 평가가 우세해진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침체가 심각했던 상황에서 국제 에너지 공급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물가 폭등을 겪어야 했습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는 줄곧 부정적 응답률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이를 괘념치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지난 2월 바이든은 한 인터뷰에서 “이봐요, 요즘 정확한 여론조사가 있는지 아세요? 당신들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씀하셨어요. 제가 처음부터 잘될 거라고 했잖아요.”라며 여론조사의 신뢰도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측은 백악관이 집중해야 할 최우선 과제와 미국이 직면한 상황에 대한 세부 정책에 더욱 집중하는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세금 인상, 인슐린 비용 절감 등 경제와 사회보장 영역에서 호감을 살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바이든 핵심 측근들은 2016년 트럼프를 지지하던 유권자 중 2020년에 바이든을 지지한 핵심 유권자들을 타깃으로 하여 선거 캠페인을 전개하는 방향으로 목표를 잡았습니다.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는?
현재 미국 국민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는 ‘경제, 실업, 일자리’ 항목입니다. 자국 경제상황은 정치인들의 생명줄과 같다는 것이 만국 공통임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어느 나라든 대내경제가 불안정하면 재집권하기 어렵다는 간단한 명제에서 미국 또한 예외일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각 정당 지지층별로 상황은 조금씩 다릅니다. 민주당 지지층은 전체 결과 대비 ‘경제, 실업, 일자리’ 항목에 5%p 낮은 16%만 응답한 반면, 공화당 지지층은 전체 결과보다 7%p 높은 28%의 응답률을 기록했습니다. 바이든과 그의 측근들이 왜 국정수행 평가에 연연해하지 않고 한때 트럼프를 지지했던 공화당 유권자에 집중하는지 아시겠나요?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항목은 ‘의료제도’입니다. 전체 결과에서는 7%에 불과하지만 민주당 지지층에 한정하여 보면 4%p 높은 11%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 의료제도 정책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슐린 정책이 곧 당내 지지층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정책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가시밭길인 바이든의 재선 도전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있어서 캠페인 전략은 일면 수긍이 갑니다. 하지만 실제 미국 국민들이 인식하는 상황을 살펴보면 선거 전략만으로는 당선 유무를 확신할 수 없습니다. 정책에 관한 전략만으로 난관을 뚫기에는 현 미국의 상태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너무나도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의 표는 현재 미국이 나아가는 길이 옳은지에 대한 조사 결과입니다. 전체 국민들 중 무려 65%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응답했고, 옳은 길을 가고 있다는 응답은 14%에 불과합니다.
더 심각한 것은 민주당 지지층의 결과입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층에서 과반에 가까운 응답자(47%)가 현재 미국이 가는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공화당 지지층은 말할 것도 없고 무당층 또한 전체 결과와 유사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현재의 국가 상태에 불만이 많다는 지표는 권력을 가진 주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가장 부담스럽고 또 그가 극복해야 할 지표입니다.
국정 수행 평가를 무시하기로 마음먹은 바이든 대통령이지만 과학적 데이터를 애써 무시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그들 앞에 놓인 부정적인 지표를 효과적인 선거 전략을 통해 돌파하고자 합니다. 전 세계의 모든 시선이 바이든 팀에게 집중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