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난 5년간 정당호감도 추이를 살펴보면 특이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준석 전 대표가 국민의힘 대표로 재직했던 당시에 더불어민주당은 항상 국민의힘보다 낮은 정당호감도를 기록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대통령 선거와 지방 선거가 있었는데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패배했던 선거이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이준석이 이끌었던 국민의힘에게 단 한번도 승리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윤리위에 회부되고 대표직에 쫓겨나고 나서야 단 한번 국민의힘보다 정당호감도에서 앞섰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이태원 참사의 부실한 대응으로 인해 국민의힘 호감도가 폭락한것이지 더불어민주당의 호감도가 상승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호감도가 추락할 때 국민의힘 호감도가 상승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준석의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이 결정적이었습니다. 4.7재보궐 선거전까지 국민 다수가 합의한 탄핵을 부정하고 박근혜 정부 시절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았던 보수정당이 변화할 수 있었던건 “탄핵은 정당하다”고 외친 이준석 전 대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2021년 제1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시 이준석 후보는 보수의 성지인 대구/경북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은 정당하다”고 외치고도 당대표로 선출되었습니다. 수많은 국민들은 국민의힘까지 이어져왔던 보수정당이 드디어 탄핵을 인정하고 부도덕했던 과거와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습니다.
이후 이준석 당대표(2030 남성세대 지지)+윤석열 대선후보(6070세대 지지)의 세대포위 동맹은 반문재인 효과를 극대화했고, 상대적으로 민주당 계열 후보 중 도덕성 리스크가 높았던 이재명 후보에게 대통령 선거 대부분의 기간 동안 우위를 점하며 정권교체에 성공했습니다.
이준석의 세대포위론을 넘어설 수 있는 쇄신이 필요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와 지방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이준석 전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힘에 잇달아 패배했습니다. 아무리 이준석 전 대표를 별것 아니라는 식으로 무시하고 비난했어도 결과는 세대포위론을 주장한 이 전 대표의 승리였습니다.
더욱 불행한 사실은 더불어민주당의 호감도가 여전히 2년 전 4.7재보궐 선거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불과 5년 전 50% 넘는 호감도를 기록했던 순간이 무상할 정도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다시 한번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이준석 전 대표가 탄핵의 강을 건널 때 수준의 혁신적 변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여전히 조국 사태와 LH 사태에 대한 명확한 반성과 쇄신 의지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4.7재보궐 선거 패배 직후 초선의원 5명이 잠시나마 문재인 정부의 과오에 대해 반성하겠다고 했지만 적극 지지층의 강력한 반발에 밀려서 곧바로 진압돼버렸습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 정서가 매우 높은 지금 시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는 길은 이준석 전 대표가 명확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지난날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서 얼마나 반성하고 있는지, 얼마나 변화할 수 있는지 알리는 것입니다.
당이 변화했다는 것을 알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대표성을 가진 책임있는 인물들이 과거의 잘못을 인정할 때, 그 구성원들 모두가 동의해주는 순간입니다. 이준석 전 대표가 탄핵이 정당했다는 것을 외치며 국민의힘을 쇄신한 것처럼,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문재인 정부 5년간의 주요 실책에 대해 제대로 된 반성과 책임을 져야만 차기 총선에서 국민들에게 정권심판론을 주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