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이라는 제목, 함부로 사용할 수 있을까?
캐스팅보터 컨텐츠를 보면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오차범위 밖’, ‘오차범위 내’라는 표현들입니다. 처음 캐스팅보터 컨텐츠를 만들때부터 강조했지만 오차범위 밖의 결과와 안의 결과는 상당한 차이를 나타냅니다. 우선 모든 여론조사는 오차범위가 존재합니다.
가령 리얼미터의 경우, 매주 2500샘플 조사를 실시하고 ±2.0%의 오차범위가 존재한다고 밝힙니다. 갤럽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주 1000샘플의 조사를 실시하고 ±3.1%의 오차범위가 존재합니다. 각 조사기관들은 조사 샘플 수에 따라서 오차범위가 존재한다고 명백히 알리고 있습니다. 왜 오차범위가 있다고 밝힐까요? 정답은 간단합니다. 세상에 완벽하게 정확한 여론조사 결과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샘플 조사를 실시할수록 오차범위는 줄어들고, 적은 샘플 조사를 실시하면 오차범위가 늘어나게 됩니다. 오차범위 내 결과가 나온다면, 여론의 변화를 명확하게 판단내릴 수 없습니다. 반면 오차범위 밖 결과가 나온다면, 상대적으로 여론이 달라졌다는 것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4월 1째주 리얼미터 결과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지난주(3월 4째주) 리얼미터의 윤석열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36.0% 였습니다. 오차범위가 ±2.0% 였기 때문에 34.0%~38.0% 내의 지지율 변화는 ‘오차범위 내’ 결과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3월 4째주 대비 4월 1째주 윤석열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가 0.7%p 상승한 36.7%는 ‘오차범위 내’(34.0%~38.0%) 변화이기 때문에 무작정 ‘반등’했다는 표현을 기사 제목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반등’, ‘결집’, ‘오른’, ‘상승’이라는 표현보다는 ‘보합’이라는 표현이 언론 기사 제목에 적합합니다. 하지만 언론 기사의 제목을 어땠을까요?
대부분 ‘소폭 반등’이라는 제목을 사용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세밀한 해석과 분석 없이 본인들의 입맛에 맞게 인용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국민들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 단편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습니다. 조사에 대한 추이와 변화에 대해서 세밀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자극적인 단어로 헤드라인을 장식하기 보다는 여론조사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추이를 알림으로서 국민들이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하지만 다수의 언론사들은 그런 노력을 기울이기 보다는 순간의 결과에 대한 단편적 기사에만 집착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낮은 직무수행 평가를 기록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이번주 기사는 그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몇 주 동안 30% 중반대 긍정 평가를 기록하며 국민 상당수에게 비판 받고 있다는 것을 외면하고, 조그마한 수치 ‘상승’에만 주목하기 때문입니다. 언론이 어떻게 여론조사를 사용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한 주 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