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말 한반도는 그야말로 격동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북미 하노이 회담 노딜 선언 이후 다시 한번 한반도의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를 어떻게든 복원시키려 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일본은 한국의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과 함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소외되고 있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문재인 정부는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직면하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이후 맞이한 7월 한 달은 문재인 정부에게 기회로 다가왔습니다. 남북미 판문점 정상회담을 성사시켰고,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에 맞서 국민들을 하나로 결집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2019년 8월, 조국 법무부 장관 지명
하지만 달콤했던 7월이 지나고 맞이한 8월은 문재인 정부에게 최악의 시기가 되었습니다. 8월 초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 들어서자 대대적인 내각 개편과 동시에 법무부 장관직에 조국 민정수석이 임명되었습니다. 그 여파로 이후에는 우리 모두가 다 알다시피 진보와 보수 양극단의 대립이 극심해졌고,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은 35일 만에 장관직에서 물러나야 했습니다.
6월과 7월까지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던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율은 8월을 기점으로 정반대의 양상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정 평가율은 7월에 43%였으나, 8월에는 45%, 9월에는 51%까지 치솟았습니다. 이 흐름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하기 직전까지 이어졌고 연말이 되어서야 겨우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명확한 태도를 견지하지 못한 채 2020년 총선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실제 문재인 정부는 20년 1월부터 2월까지 정부 심판론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 문재인 대통령의 부정 평가율은 긍정 평가율보다 높았으며 2월에는 오차범위(±1.5%) 밖 부정평가가 우세한 결과를 기록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코로나19에 대한 철저한 대응과 미래통합당의 공천실패 덕분에 문재인 정부는 4월 총선에서 크게 승리할 수 있었고, 이에 따른 국기결집효과로 6월까지 60% 내외의 긍정 평가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문재인 정부는 또 다시 헤어나올 수 없는 늪에 빠졌습니다.
핵심 지지층 이탈은 선거 패배의 핵심요인
문재인 정부가 18년 지방선거, 20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정권 말기에 치러진 21년 재보궐 선거와 22년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것은 서울, 대전/충청 지역 2030세대의 이탈이 주된 원인이었습니다.
서울과 대전/충청 지역의 민심 기저에는 부동산 정책의 실패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양적완화와 유동성 확대로 집값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국면에서도 다주택자를 때려잡으면 집값을 잡을 수 있다고 외쳤으나, 결과적으로 서울의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세종시와 충청권 또한 집값 폭등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2030세대의 이탈은 더욱 뼈아픕니다. 젊은 남성과 여성의 갈등이 수년 전부터 수면 위로 올랐음에도 이를 애써 외면했던 문재인 정부는 경제적 양극화에 대한 변화의 모멘텀조차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2030세대의 절반을 잃게 되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 논란은 수많은 청년들에게 불공정과 내로남불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었습니다. 입학사정관제를 위한 제1논문 저자 등록, 자녀 대리시험 등 우리 사회의 각종 교육 문제에 관한 치부를 여실히 보여 주었기 때문입니다. 기회의 평등을 외쳤던 문재인 정부는 가장 신뢰하던 측근에 대한 논란으로 정의와는 거리가 먼 불공정 정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습니다.
성공적인 코로나19 대응, 2020년 총선 승리로 얻은 국기결집효과와 높은 국정수행 긍정 평가에는 그에 비례한 부작용이 뒤따랐습니다. 코로나19 대처에 있어서 과학방역이라는 찬사를 받았음에도 장기간의 방역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은 결코 줄일 수 없었습니다. 또한 일면 진보한 경제 정책으로 수많은 시민들에게 기대감을 주었지만 결과적으로 주류 경제학을 뛰어넘지 못한 것도 정권을 잃게 된 하나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2022년 2월, 문재인 정부는 어느 계층으로부터 지지를 잃었는가?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의 결과가 어떤지를 알고 있습니다. 촛불정부로 80% 이상의 긍정평가를 받았던 문재인 대통령은 불과 5년 만에 정권을 빼앗겼고, 18년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었던 것과 반대로 22년 지방선거에서 크게 패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