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된 여론: 4050 vs 6070
우선 가장 최근 조사 중 충분한 샘플을 확보한 갤럽의 2023년 4월 통합 정당지지도 조사 결과를 살펴보겠습니다. 위의 그래프를 살펴보면 40대 및 50대 연령층은 압도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60대 및 70세 이상은 국민의힘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는 중입니다.
6070세대는 전후 세대입니다.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시기를 겪으면서 국가 안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연령층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미 동맹, 한미일 군사협력을 강조하는 전통적 보수 정당을 항상 지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반면 4050세대는 독재정권을 무너트리고 진정한 민주화를 체감한 첫 세대입니다. 자연스럽게 독재정권의 후신인 보수 정당에 불만을 가지고 진보 정당을 지지하는 성향이 강해졌습니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4050세대와 6070세대의 연합 대결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들 세대의 공통점은 양 진영에 극단적으로 충성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양당제라는 정치 제도와 결합되면서 진영논리는 강화되고 대화와 타협이 실종되는 구조적 비합리성에 갖혀 버렸습니다.
기성세대와 전혀 다른 성향의 2030세대
하지만 2030세대는 4050, 6070세대와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프를 확인해보면 이 세대의 상당수가(20대 53% 30대 36%) 무당층입니다. 거대 양당에 대한 지지율보다 무당층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특정 정당에 대한 강한 지지성향을 드러내지 않을뿐만 아니라 탈정치화 되어 있는 것입니다.
탈정치화된 2030세대는 기본적으로 이념적 가치가 합리성을 무시하지 않길 원합니다. 예를 들어, 호남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반드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영남권 청년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거대 양당의 도덕적 우월성을 강조하는 행태에 매우 반감이 큽니다. 정치 불신이 큰 상황에서 거대 양당의 행태는 '도찐개찐'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내부의 청년 정치인들은 자신의 정당이라고해서 무작정 편들지 않는 경향이 강합니다.
일례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정당하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냈던 박지현 전 위원장 또한 당내 잘못된 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해왔습니다. 기존 기성세대의 정당 활동과 지지 행태와는 다른 결을 보여주는 것이죠.
하지만 청년 정치인들의 이런 목소리는 기성세대의 강력한 반박에 의해 퇴출되었습니다. 국민의힘은 자당의 대표를 물리력 행사를 통해 내쫓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의 당대표 출마를 가로막았습니다. 모두 기성세대들의 강력한 요구와 함께 이뤄진 결과였습니다.
미래세대를 대표하는 각 당의 청년 정치인들은 자기목소리를 내는 순간 정치적 사망 선고를 받고 있습니다. 오직 지지층이 원하는 목소리에만 복무해야 정치를 계속할 수 있는 환경에 처한 것입니다.
그 결과 거대 양당 모두 미래세대에게 지지를 받는데 실패하고 있습니다. 객관적 지표에서 청년세대의 거대 양당에 대한 불신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양 진영의 기성세대들은 애써 이를 무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지지정당을 비토하는 청년세대들을 되려 비판합니다.
요즘 청년세대들은 본인이 지향하는 정치적 목소리조차 기성세대의 눈치를 봐야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정치적 성장의 기회를 박탈당하기 때문입니다. 산업화를 이끌었던 6070세대, 민주화를 이룩했던 4050세대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2030세대의 약진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길을 걷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리스크를 청년세대가 짊어져야 합니다. 유독 청년들에게 야박한 기성세대의 강고한 진영 논리를 이겨내고 새로운 시대를 이끌 인물은 언제쯤 나타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