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는 어떨까요? 가장 최근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르펜의 국민연합이 34%, 좌파연합인 신인민전선은 28%로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습니다. 반면 마크롱이 속한 앙상블은 20%에 불과해요. 극우정당과 극좌연합이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중도연합이자 집권연합인 앙상블이 간신히 이들을 뒤따라 잡고 있는 형국이에요.
이런 여론조사 결과 때문에 프랑스와 세계 주요 정치 평론가들은 마크롱의 선택을 미친 짓이라고 평가합니다. 극우세력이 조기 총선을 통해서 원내 제 1당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선거 패배가 눈에 뻔히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도 국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치룬다는 것은 정치 공학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마크롱은 정말 아둔하고 미친 짓을 한 걸까요?
프랑스 전역에 퍼진 민족주의 🇫🇷
오늘날 프랑스는 우리가 알던 과거와 매우 다릅니다. 자유, 평등, 박애를 주창하며 보편적 시민의 권리를 주장할 만큼 프랑스의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죠. 수많은 이민자들은 프랑스에서 각종 범죄를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들에게 제공되는 복지를 자국민이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민에 대한 자국민의 반발은 프랑스의 글로벌화에 가장 큰 주적입니다. 반발이 커질수록 경제적 보호주의가 강해지고, EU보다 프랑스의 주권 강화에 더 큰 힘을 실어줄 것입니다.
마크롱 대통령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어요. 그가 추진하는 경제 현대화 개혁은 다양한 계층과 시민의 공존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세계 각국의 능력 있는 시민들이 프랑스에서 기업, 노동 활동을 하려면 자국민들이 이타적으로 받아줘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상황은 정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이들 다수는 이민자,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신의 일자리를 뺏어간다고 확신하고 있어요. 극단적 세력들은 이런 상황을 더욱 자극하는 메시지를 통해서 프랑스 국민들이 이민자들에게 더욱 부정적 감정을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극우, 극좌 세력과
맞서 싸우기로 한 마크롱 ⚔️
마크롱은 2017년 대통령 취임 이후 합리적 개혁 세력을 통해 프랑스의 재도약을 꿈꿨습니다. 경제성장률과 노동생산성을 높이며, 외교적 위상을 강화하고자 했어요. 기존 중도 좌파, 중도 우파 세력에 불만을 가졌던 프랑스 국민들은 좌우를 벗어난 중도개혁을 주장했던 마크롱에게 연임이라는 기회를 부여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극우정당인 국민연합은 반이민, 연금개혁 철회, 세금 감면 및 공공지출 확대, 유럽연합 탈퇴(프렉시트)와 같은 극단적 정책을 주장합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과거와 달리 그들이 여론조사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에요. 극좌 연합은 더 심각합니다. 프랑스의 재정은 생각하지 않은 채 막대한 재정지출 공약을 내세우고 있어요. 이런 상황 속에서 더 비극적인 사실을 알려주자면, 이들이 국민연합 다음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연합이라는 것입니다.
세 번째 지지그룹에 속한 앙상블의 불안한 위치는 마크롱에게 새로운 결단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했습니다. 유럽의회 선거에서 보여준 극우주의의 급부상과 극좌연합의 높은 지지율을 꺾지 못한다면 자신의 개혁정치는 대선과 총선이 치러지는 2027년에 종말을 맞이할 것입니다. 이를 막기 위한 유일한 방안으로 조기 총선을 선택한 것입니다. 만약 조기 총선에서 극우, 극좌 세력보다 높은 의석수와 득표율을 확보한다면 마크롱은 국민의 재신임과 함께 임기 끝까지 개혁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지금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다면 그는 2027년이 다가오는 시점에 안정적으로 몰락할 것입니다. 낮은 지지율, 극우와 극좌 세력의 협공에 끊임없이 둘러싸이기 때문이죠. 프랑스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마크롱은 조기 총선을 통해 재도약을 이룰 수 있을까요? 다음 콘텐츠에서는 프랑스 조기 총선 결과를 예측하고 향후 정세를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