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INGVOTER 4호

캐스팅보터 4호에서는 제도에 관한 특집을 준비했어요. 연초 윤석열 대통령이 얘기한 중대선거구제와 노동개혁 제도 변화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 이 주의 원픽: 직장인은 싫어하는 주69시간제

✌️ Hot Poll: 국민들은 중대선거구제를 반대한다

직장인은 싫어하는 주69시간제

혹시 주52시간, 주69시간이라는 단어 들어보신적 있으신가요? 아마 직장인들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보셨을거에요. 직장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근로시간, 문재인 정부의 주52시간 제도를 윤석열 정부가 주69시간까지 확대하는 대신 다른 주간에는 근로시간을 단축시키려는 개편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주일 동안 69시간을 일을 하면 하루에 몇시간을 일해야 할까요? 정답은 대략 11시간 30분 정도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연장근로 유연화의 핵심은 한 달 동안 가장 바쁜 시기에 일을 몰아서 하고 바쁘지 않을때는 일을 덜 하자는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주69시간 근로 연장 제도에 대해서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NBS의 연장근로 유연화 정책에 관한 조사에 의하면 꽤나 팽팽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도에 ‘찬성한다’는 응답 45%, ‘반대한다’는 응답은 48%로 오차범위 내 결과입니다. 이 정도 수치면 임기 초반인만큼 윤석열 정부가 꽤나 자신감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한 셈입니다.

하지만 세부지표를 살펴보면 전체 결과와는 조금 다른 해석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연령별 결과를 살펴볼까요?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50%를 넘긴 것은 60대와 70세 이상 연령층에 불과합니다.

이제 어느정도 감이 오시나요? 실질적으로 가장 일을 많이하는 세대에서는 연장근로 유연화 정책에 대한 찬성 응답율이 낮은데, 오히려 일을 은퇴했거나 적게하는 세대에서 높은 찬성율이 나온것입니다.

우리나라 2022년 임금 근로자 통계를 살펴보면 85%(1814만명)가 60대 미만입니다. 60세 이상 임금근로자는 15%(358만명)에 불과한거죠. 결과적으로 가장 일을 적게하는 집단에서 연장근로 유연화 제도에 가장 많은 찬성을 하고 있는겁니다.

직업별로 살펴봐도 마찬가지입니다. 근로시간에 영향을 많이 받는 블루칼라, 화이트칼라 직종에서 50% 이상의 반대 응답자가 나왔습니다. 반면 농/임/수산업, 자영업, 무직/퇴직/기타와 같은 근로시간에 영향을 적게 받는 직업층에서 50% 이상의 찬성율을 기록했죠. 특히 무직/퇴직/기타 직군에서는 70% 이상의 찬성 응답율이 나왔습니다.

60대 및 70세 이상 연령층, 일을 하지 않거나, 퇴직했거나, 근로의 유무가 불분명한 집단에서 왜 이렇게 높은 찬성율이 나올까요? 정답은 '윤석열 대통령 핵심 지지층' 입니다. 이들 집단은 윤석열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근로시간 유연화 정책에도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는거죠.

주69시간 동안 일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근로시간 유연화 정책 당사자인 직장인들의 반대가 높은 이유가 뭘까요? 사실 우리나라는 주52시간 제도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근로시간이 높은 나라에요. OECD 회원국 기준으로 5위를 기록했고, 1~4위는 멕시코,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칠레입니다. 모두 우리나라보다는 경제 수준이 낮은편에 속하죠.

지금도 선진국과 비교해서 압도적인 근로시간을 기록하고 있는 와중에 주69시간제 도입은 직장인들에게 너무 가혹한 선택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팽팽한 찬반 응답 조사만 살펴보고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한다면 지지층의 결집을 얻을 수 있지만, 다수 직장인들의 불만도는 더욱 높아지지 않을까요? 

우선 NBS의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볼까요? 전체 결과에서 ‘찬성한다’는 응답이 37%에 불과한것에 반해 ‘반대한다’는 응답은 50%로 오차범위 밖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했어요.

세부 지역별로 살펴봐도 마찬가지에요. 중대선거구제를 하게되면 지역구의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에 지역 민심이 중요한데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반대 응답이 더 높았어요. 그나마 대구/경북은 윤석열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를 던졌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어요.

신뢰도부터 회복해야하는 국회

정치권이 더 좋은 제도를 통해서 정치를 잘하겠다는 의견에 국민들은 왜 강하게 반대할까요? 국가기관별 신뢰도 조사를 살펴보면 그 해답을 알 수 있어요. 지난해 12월 NBS에서는 총 6개의 국가기관 신뢰도 조사를 실시했어요.

위의 표를 살펴보면,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이 50%에 가까운 신뢰도를 얻고있어요. 법원과 정부, 검찰은 40% 안팎의 신뢰도를 받고있죠. 반면에 국회는 유독 낮은 신뢰도를 기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5순위인 검찰과도 무려 24%p 격차를 기록하면서 불과 15%의 신뢰도만 얻고 있죠.

우리나라 국민들은 유독 국회에 대한 불신이 깊습니다. 정치권의 내로남불 행태, 지지층의 의견만 듣는 행위 등 정치를 통해 삶이 나아졌다는 효능감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죠.

이런 상황속에서 정치인들이 좋은 정치를 위해 제도를 바꾼다고 한다면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을까요? 국민들은 정치인들에게 제도가 아닌 신뢰회복이 우선이라는 것을 명확히 표현하고 있어요.

제21대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에게 신뢰를 회복하고 제도 변화를 통해 좋은 정치를 실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